‘사회는 호락호락하지 않다’

‘사회는 호락호락하지 않다’

보통 이 언명은 어떤 누군가가 자신의 이익과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다. 사회라는 추상어에 대한 합의점 없이 일방 그대로 임의적으로(자기 편리대로) 의인화 술어를 덧붙인다. 만일 술어가 좀 더 기술어에 가까웠다면 이 언명의 활용도는 무척 낮아졌을 것이다. 이 잘못된 언명은 주로 합리적 논의를 위한 대화를 완전히 뭉게버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. 

추측컨대 초기에는 권력 관계(주로 자본)의 우위에 있는 자가 자유로운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 사용되었을 것이나 현재에는 이 언명의 강력한 효력이 널리 알려져 이제는 다양한 곳, 상황에서 그에 걸맞는 변주를 통해 도덕적인 힘을 획득하는 데 이르렀다. 엄연한 상하 권력 관계에서 비롯한 어처구니 없는 이 어법이 도덕적 수준으로 넘어 온 순간, 이 언명은 가히 마법에 가까운 설득력을 획득하게 되었다. 특히 윤리적 이성을 통한 도덕 논쟁을 한치도 허락하지 않는 이 땅에서 이 꼰대스러운 마법은 아무런 저항 받는 일 없이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다. 그러나 이 언명에 듣는 대다수는 불편함과 메스꺼움을 속으로 감내하며 침묵하는데 이는 당연한 일이다. 강자보단 약자가 자신이 처한 권력 관계의 현실을 몸으로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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